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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린탄(白燐彈, white phosphorous shell)은 주기율표 제15족에 속하는 질소족 원소 인의 동소체인 백린을 이용한 무기로, 높은 인화성과 연기를 이용한 특수연막탄 및 소이탄의 용도로 사용된다.
백린은 발화점이 60℃ 정도로 매우 낮으며 한 번 발화하면 격렬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대량의 연기를 내뿜고 소화(消火)하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백린의 인화성을 이용하여 과거에는 불꽃 점화나 조명용으로도 사용했으나, 오늘날에는 위험성이 너무 커서 일반적인 용도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독가스
백린은 인 동소체 중 유일하게 인체에 치명적인 맹독으로 작용한다. 백린이 살포되면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해 십산화사인으로 변한다. 이 십산화사인은 인체에 노출되면 화농, 괴저 등을 일으킨다. 십산화사인은 독보적인 조해성을 가져서 탈수제로도 쓰인다. 얼마나 강력하냐면 가루 형태의 십산화사인을 진한 황산과 섞으면 황산에서 아예 물분자를 뺏어서 삼산화황으로 돌려버린다. 만일 이게 사람의 피부나 점막에 노출된다면 수분을 강탈당하며 쪼그라든다.
연막
독가스처럼 적에게 뿌려서 적의 시야를 차단하면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억제력을 발휘하는 용도로 쓰인다. 단순 연막은 그냥 돌파해도 되니 억제력이 없고, 독가스는 위험성도 크고 금지되어 있다. 당연히 아군에게는 절대 쓰이지 않는다. 기갑장비 연막탄의 경우 고열의 연막탄이 일시에 터지면서 발생한 열이 적외선 혹은 열감지 조준경 등을 교란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백린 연막탄들은 전용 연막탄 발사기에서 한꺼번에 터트리는 경우가 많다. 당연하지만 주변에 아군보병이 있을 경우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아군이 있을때는 사용하지 않는다.
발화
화력 자체는 네이팜탄이나 열압력탄두 등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래서 백린은 사람을 태워죽이지는 않는다. 대신 백린은 촛농처럼 피부에 눌러붙어 화학적 화상을 일으키며 신체의 지방층까지 녹이고 들어간다. 이렇게 체내에 주입된 백린은 독으로 작용하여 사람을 중독시킨다. 백린에 대한 대처법은 백린에 노출된 부위에 식염수나 물에 적신 패드를 덮어 추가적인 백린의 산화(발화)를 막는 것이다. 특히 응급처치 시 무극성 용매를 사용하면 백린이 그대로 녹아 체내로 흡수되는 참사가 벌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물과 같은 극성 용매를 사용해야 한다. 물을 들이붓는다고 해도 바로 꺼지진 않는다. 상술한대로 피부를 녹이면서 들러붙기 때문이다. 오히려 물이 백린의 열로 인해 끓어오르면서 끓는 물에 의한 화상까지 겪게 된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불처럼 물을 조금 붓는 수준이 아니라 물에 적신 패드로 산화를 막으면서 물의 온도가 안 올라가게 찬 물로 계속 식혀줘야 한다. 베트남전에서는 급하니까 그냥 대검으로 피부를 박박 긁어내어 백린을 제거했다. 그래서 한국에도 '백린탄에 맞으면 칼로 살점을 도려내야 한다.'는 괴담이 퍼졌다.
CCW에서 민간인에 대한 소이 병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처럼, 살상력이 높은 백린탄을 도시 등 사람이 다수 거주하는 구역에 투하하는 것은 인도적인 문제를 발생시키며, 국제적인 비난과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팔레스타인의 민간인들에게 백린탄을 투하하여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바 있고, 러시아가 제2차 체첸 전쟁에서 사용한 모든 포탄 중 1/4정도가 연막탄이라고 하는데 이중에 백린탄이 포함되어 있다는 주장이 있다. 물론 이는 사람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에 투하한 것이 문제이지, 이런 밀집구역에는 고폭탄, 열압력화기, 소이탄이야말로 훨씬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백린탄이 더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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